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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8.11.06 BON BOYAGE / To.RM

To.RM

 

안쓰럽다. 이런저런 것들에 치여 정작 즐겨야 할 때 즐기지를 못하는 구나. 솔직히 요즘은 자주 도망치고 싶은 것도 잘 알고 있잖아. 소중하게 여기던 것들이 더 이상 소중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을 때 그때가 그 어떤 것보다 무서웠을 거야.

 

생각과 잡념이 많은 것들도 운명이려니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명심해 너도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인정하자. 인생이란게 그냥 이런건가 싶다. 나는 이런 운명과 그릇을 갖고 태어났다고 스스로에게 짐이 아니라 힘을 실어주자. 여기 있는 모두가 제각기 마음에 크고 작은 모서리들이 있을 거야. 아마 나는 원래 이런 모양이 될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냥 아마도.

 

이 일주일동안에도 솔직히 수없이 집과 한국을 생각했지만 진짜로 너의 집과 안식처는 그곳에 있지 않다는 걸 너는 잘 알고 있잖아. 늦은 새벽에 혼자 작업실을 나와서 수없이 걷고 서성이면서 생각했잖니.

 

그래서 수고했다. 이정도면 잘 버티고 한 어른으로서, 한 직업인으로서 잘 살아내고 있다.’고 그냥 어깨를 탁탁 두드려주고 싶다.

 

그리고 너무 걱정마라. 키가 커지면 그림자도 커지는 법이지만 아직은 너는 키가 작아지고 싶은 사람이 아닌 걸 안다.

 

너의 수고와 눈물을 나는 안다.

누가 몰라주고 다 알 수 없는 거라 해도 나는 진짜로 알고 있다.

 

수고했다. 그리고 사랑한다. 그냥 많이.

모든 방황이 사춘기처럼 널 지나쳐가기를

 

-남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