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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20.02.21 MAP OF THE SOUL : 7 땡스투

 

시간은 부지런히 갑니다.

 

다른 모든 것들이 멈춰도 시간만 참 부지런히도 갑니다.

가장 오랜 텀을 두고 나오게 된 저희의 기록입니다. 스쳐간 발자국의 응어리요 잠시 얼어있는 소리들입니다.

 

이름부터 특별한 이 해에, 다른 어떤 수식어도 없이 저희 일곱의 이름표를 붙이게 되어 참 마음이 새롭습니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늘 버릇처럼 마음을 쓸어내리지만, 수많은 차원의 수많은 경우의 수들을 넘어 안전하게 또 하나의 스테이지에 당도한 우리 일곱과, 이 또 한 권의 책에 감사합니다.

황송하게도 이렇게 또 한 번 저는 행운을 거머쥡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전 이제, 언제나 서는 까만 텅 빈 무대 위에서도 저희 일곱만이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함께해준 모든 분들의 형체가 이 무대 위에 조금씩 보입니다. 때론 아주 낮은 곳에, 때론 닿을 수 없을 듯 높은 하늘에도 떠 있습니다. 7년을 달려온 끝에 제가 진실로 알게 된 것은 고작 이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여전히 저는 제가 감사한 모든 분들의 이름을 다 알지 못합니다. 다 적을 수도 없을 겁니다.

그분들은 때로 가족이기도, 친구이기도, 방탄이기도, 빅히트이기도, '스태프분들'이기도, 업계 관계자들이기도, 아니면 짧은 이름 모를 응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다른 이름표를 달고 서로를 만나겠지만, 제가 여기 웃으며 이런 말을 적을 수 있는 것은 저와 사랑으로 스쳐간 그 모든 분들의 덕분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짧은 책의 마지막에 와야 할 이름표는 언제나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아미' 일 것입니다.

아미-라고 가만히 불러보면 한글 같기도, 영어 같기도, 꼭 스페인어 같기도 합니다.

이 자그마한 행성 곳곳에서 보내준 모든 분들의 얼굴이 그 이름표 위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쏟아진 별똥별 같은 그 많은 명찰들을 품에 안고 잠이 듭니다.

좋은 꿈을 꾸고 일어나, 기분 좋게 달려보겠습니다.

사랑은 아마 이런 모습이겠지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하나의 기록을 바치며

 

 

-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