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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5.03.23 웹진 weiv 인터뷰

 

[힘들게 만난 사람] 랩몬스터 “아이돌이 믹스테입을 발표한다는 것”

>>> http://www.weiv.co.kr/archives/20480


믹스테입을 사전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처음에는 기존에 발표된 곡 위에 랩을 하는 방식으로 많은 믹스테입이 발표되었다. 이후에는 점차 오리지널 트랙만으로 채운 경우가 많아졌지만, 어쨌든 자기어필을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믹스테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많은 믹스테입이 나오고 있다. 엄청난 물량의 작품이 서로 눈에 띄기 위해 전쟁을 하는 와중에 랩몬스터 역시 믹스테입 [RM]을 발표했다. 다른 아마추어 래퍼들에 비하면 훨씬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좋은 환경만큼 또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솔로 활동을 준비 중인 그와 인터뷰를 했다. 지면상 많은 이야기를 담지는 못했지만, 그의 깊은 속내만큼은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

 

https://tv.naver.com/v/338166
[TAKE OUT INTERVIEW] 랩몬스터 편

박준우: 앨범이나 싱글이나 EP가 아닌, 믹스테입의 형태로 공개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랩몬스터(이하 RM): 롸마(Rama, 현재는 희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씨가 믹스테입을 낸 이후로 한국에서는 믹스테입을 먼저 내는 게 인식이 조금씩 잡힌 것 같았어요. 우선 저는 메이저 쪽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믹스테입으로 냈을 때 조금 더 여과나 제약 없이, 있는 그대로 날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트랙 같은 것도 상업적인 용도가 아니니까 제 마음대로 고를 수 있었어요. 부담을 덜기 위한 것도 있었습니다.

박준우: 회사의 제약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RM: 믹스테입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저도 랩을 하는 사람이니까 언젠가는 꼭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회사와 관련해서 걱정은 했었는데 오히려 회사에서는 거의 마무리 작업 정도만 도와주고 터치한 게 하나도 없었어요. 스무 트랙 정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어느 정도 추린다고 하잖아요. 그 작업만 좀 도와주시고 ‘이건 나중에 생각이 정리된 뒤에 썼으면 좋겠다’라던지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 정도만 의견을 내주시고 나머지는 95% 정도 마음대로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박준우: 정글 라디오(다음 카페 이름, 예전 아마추어들의 장)에 곡을 올리기도 했고, 예전에 블로그 등을 통해 무료로 곡을 공개한 적이 있어요. 그때와는 또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거든요.
RM: 그때는 데뷔 전에, 그냥 혼자 힙합플레야 게시판에 공개하고 노는 거였죠. 정말 그렇게 취미로 할 때는 흔히 말해서 번개송이라고 하잖아요.(주:말 그대로 번개 같은 작업 속도로 슥삭 곡을 만드는 것) 그런 것만 썼어요. 심혈을 기울이기보다는 사실 정말 놀면서, 말도 안 되는 날것이 많아요. 여러 가지를 버무려놓은 잡탕 같은 곡들이었다면, 데뷔를 염두에 두고 팀 차원에서 블로그에 공개했을 때는 조금 더 생각해야 했죠. 이제 경력을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고, 내가 만들어야 할 모습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어요. 좀 더 신중해졌던 것 같아요.

박준우: 이번 믹스테입 가사를 쓰면서 기준이나 방향이 있을 것 같아요.
RM: 처음 내는 믹스테입이고, 랩을 해온 시간이 나름대로 지났는데 제가 처음으로 뭔가를 엮어서 내는 거거든요. 그동안 장난스럽게 올리던 데뷔 이전의 곡들이나 팀 차원에서 올리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결과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도 생각했지만, 그냥 순수하게 ‘내가 지금 당장 느끼는 감정에 대해 쓰자’. 그냥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람 안에 한 가지 면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되게 밝고 긍정적이고, ‘나는 어쨌든 나를 믿어’와 같은 트랙도 있어요. 또 다른 트랙에서 저는 쓰레기예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순간순간 제가 느꼈던 순수한 저를 담았어요. 그래서 믹스테입 타이틀이 [RM]이에요. 내 감정을 챕터마다 담아낸 것이 아닌가 싶어요.


Rap Monster 1st Mixtape ‘RM

박준우: 작업하신 트랙의 스타일이 꽤 다양해요. 어떤 분들이 같이 작업했는지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M: 트랙 대부분은 기존에 있던 곡의 인스트루멘탈을 썼어요. 제이 콜(J. Cole), 드레이크(Drake), 빅크릿(Big K.R.I.T.) 등 요새 대세인 사람들의 것을 썼고,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 것도 있고요. 그런 곡들이 있고 두 곡은… 제가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게 아니라서 아직 아는 프로듀서분들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같은 회사에 계신 피독(Pdogg) 형과 슬로우 래빗(Slow Rabbit)이라는 형이 있는데, 두 곡은 슬로우 래빗 형한테 받고 한 곡은 피독 형한테 받아서 작업했어요. 피독 형한테 받은 한 곡은 테크 나인(Tech N9ne)의 레이블 스트레인지 뮤직(Strange Music) 소속인 크리즈 칼리코(Krizz Kaliko)와 작업했어요. 그래서 크리즈 칼리코가 훅도 써주고, 한글로 작업하는 부분 아이디어도 교류하고 그랬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모르실 것 같아요.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온전히 저 혼자 해볼 생각이었지만 저한테는 마다할 부분이 없는 기회잖아요. 그래서 유일한 피쳐링 참여진이 되었죠.

박준우: 어떻게 연락이 닿았나요?
RM: 저희가 MBC 가요대제전 때 퍼포먼스를 하는 부분에서 크리즈 칼리코의 “Spaz”라는 곡을 썼어요. 크리즈 칼리코가 그걸 본 거에요. 무슨 계기로 봤는지는 모르겠어요. (웃음) ‘얘네 봐라. 내 곡으로 이렇게 춤을 췄는데 멋있다’고 SNS에 올린 걸 알게 되었죠. 그래서 제가 ‘나는 BTS에서 랩도 하고 믹스테입을 준비하고 있다. 같이 해보는 건 어떠신지?’ 식으로 연락했더니 바로 성사가 된 거죠. 그래도 크리즈 칼리코랑 하는데 원래 있던 곡을 쓸 수는 없으니까 (웃음) 피독 형에게 곡을 받아서 전달했죠. 훅도 써줬으면 하는지 물어보길래 당연히 좋다고 했죠. 그랬더니 완전히 자기 스타일로 줬어요. 이번엔 믹스테입 작업을 함께했지만, 나중에는 음원으로 발매할 만한 댄서블한 트랙을 작업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힙합 외에도 폭넓게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RM: 결국 힙합을 가장 많이 듣고 좋아하지만, 일단 알앤비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 인디 음악도 많이 듣고. 디안젤로(D’Angelo),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 좋아하고요.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도 좋아해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일본 힙합도 좋아해서 요즘 뜨는 코오(KOHH)나 지브라(Zeebra), AK-69 다 좋아해요. 어느 한쪽에 차등을 두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다른 장르에서도 분명히 좋은 게 있다고 생각을 해서, 그리고 그렇게 해야 저도 랩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드레이크(Drake) 음악, PBR&B를 워낙 좋아해서요. 위켄드(The Weeknd)도 좋아하고, OVO 사운즈(OVO Sounds) 쪽 음악도 듣고 있습니다.

박준우: 워렌 쥐(Warren G)와 작업하게 된 이야기를 잠깐 하게 될 텐데요, 본인이 느낀 워렌 쥐는 어떤 사람인지.
RM: 직접 만나기 전 제 머릿속 이미지는, 그냥 유투브에서 보는 과거 힙합의 전설 같은 사람이었죠. 제가 본 건 “Regulate”, “This DJ”, “I Want It All” 정도가 다였어요.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진짜 잘생겼거든요. 엄청나게 잘생겼어요. 손에 꼽을 정도로. 그런 간지가 있고, 차분하고 그런 사람 같았어요. 되게 무뚝뚝하고 그럴 것 같았는데, 나이가 많이 드셔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가족애가 엄청나요. 항상 저에게 가족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부모님께 잘해라, 가족이 전부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셨죠. 그리고 정말 깊은 속까지 그런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되게 열려있는 분이셨어요. 그리고 이제 쥐-펑크(G-Funk) 등에 대해서도 여쭤봤더니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힙합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누구나 힙합을 사랑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의 한구석을 내어줄 수 있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너는 너대로 해라. 그게 맞을 것이다.’ 이런 얘기도 해주셨어요. 인류애가 깊다고 해야 할까요. (웃음)

박준우: 그럴 때는 지나온 환경이나 이런 게 있겠지만, 영어를 잘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RM: 영어를 잘하게 된 계기가 제가 힙합을 들은 게 컸어요. 그 사람들처럼 말하고 싶었고,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알아듣고 싶었어요. 그게 해석으로 보는 건 한계가 있어서 내가 직접 알아듣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영어를 잘하고 싶었고 관심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영어를 잘하게 된 동기가 그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고, 가사를 해석하고 그랬던 게 컸어요.



박준우: 언제부터 랩을 했는지, 그리고 회사에서는 어떤 부분을 트레이닝 받았는지 궁금해요.
RM: 가사를 쓰기 시작한 건 2006년부터예요. 힙합을 듣고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게 그때였어요. 에픽하이와 에미넴(Eminem)을 들으면서 랩을 시작했고요. 본격적으로 녹음을 한 건 2007년이었어요. 회사에서 사실 트레이닝의 개념은 아니었어요. 랩을 트레이닝하기 보다는 메이저에서 곡을 쓰는 방법은 어떤 것이고, 코드나 방향이나 트렌드 등을 많이 접했죠. 트렌디한 부분을 가져가려는 노력도 회사에서 많이 필요로 했던 것 같아요. 메이저 쪽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지에 대해 가르쳐줬던 것 같습니다.

박준우: 개인적으로는 랩을 들으면서 어두운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게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듣는 이가 힘을 느낄 수 있지만, 중압감 같은 걸 받으시는지 궁금하거든요.
RM: 천성이 좀 어두워요. 삐딱하죠. 어떤 명제가 있으면 ‘왜 저건 저래야 하나’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는 성격은 아니에요. ‘왜 저 사람은 저걸 저렇게 생각하지?’, ‘왜 사람들은 다 이걸 좋아하는 거지?’, ‘왜 이게 맞는 거지?’ 생각하게 되는데, 염세적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음악에 배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실제로 그냥 랩을 하고 곡을 쓰는 사람으로서 중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냥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항상 중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웃음) 그게 듣는 사람에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박준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어떤 순간에서의 랩몬스터는 밝은 면도 있는데, 랩을 들으면 진지하고 무겁다는 느낌이 강해요.
RM: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으로 데뷔하고 지내면서, 저에게도 두 가지 자아 같은 정체성 혼란을 많이 겪으면서 얼터 이고(Alter-Ego) 같은 게 생긴 것 같아요. 상황에 맞게 저를 맞춰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리얼리티 방송에서 제가 음악에서 하는 면을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말도 막 하고 퉁명스럽게 되묻고 이런 건 좀 그렇잖아요. 예전에는 자신에게 서로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싫어했는데, 지금은 두 가지면 다 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박준우: 믹스테입에서는 곡 하나를 온전히 끌고 가는 역량을 잘 보여주셨는데, 팀 활동을 할 때도 본인이 큰 그림을 끌고 간다거나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RM: 항상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쨌든 팀의 리더이고, 형식적인 리더에 그칠지라도 어쨌든 제가 음악적인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제가 먼저 제안을 하고, 키워드나 방향에 대해서도 제가 먼저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그 부분에서 아까 말씀하신 중압감 같은 걸 받기도 하고요.

박준우: 형식적 리더라고 하셨는데, 정신적인 역할도 같이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RM: 리더라는 것이 회사의 직책처럼 월급을 더 받고 남에게 지시하고 이런 게 아니라 (웃음) 리더라는 게, 게임에서의 호칭 같은 거잖아요. 그런 걸 얘기하는 거였어요.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음악적으로는 되게 스스로 죄고 절벽 끝으로 몰아가는 스타일인데, 생활 부분에 있어서 덜렁댄다고 해야 하나요, 빈틈이 많아요. 놓치는 부분도 많고. 그런 부분을 팀 멤버들이 오히려 더 잡아주는 부분이 있어요. 항상 사기를 북돋으려고 한다든가 그런 건 나름대로 끌어가려고 하는데 사소한 부분에서는 제가 놓치는 게 있어서요. 감정 기복이 심하다 보니까 그런 것도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좋은 모습, 긍정적으로 끌어가는 모습 보여주려고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박준우: 예전에는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RM: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된 것 같아요. 특히 작년에 [4가지쇼]라는 프로그램을 찍을 때가 절정이었는데 일련의 사건들이 저에게 일어나면서 그런 고민이 심해졌던 것 같아요. 근데 이 믹스테입을 작업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어요. 그래서 나라는 인격과 남들의 시선이나 생각, 그런 부분에 대해서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남들의 생각도 존중하면서 동시에 저를 존중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이번 믹스테입은 그걸 넘기는 한 단계가 된 것 같습니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을 걱정하셔요. 근데 이제 믹스테입을 들으면 그분들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웃음)

박준우: [4가지쇼]가 사실 한 가지 이슈에만 국한되다 보니까 아쉬웠어요.
RM: 제가 [4가지쇼] 두 번째 게스트였어요. 감독님도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따로 개인적으로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저조차도 사실 그래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왜 저것밖에 생각 못 했을까’, 프로그램 성격을 생각해도 그렇고 아쉽기는 해요. 근데 그 당시 저에게 있어 최대 화두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로 다시 돌아가서 ‘너에 관해서 얘기를 해보자’고 했을 때, 저는 다시 그 문제를 꺼냈을 것 같고. 어쨌든 저 스스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준 프로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웃음)

박준우: 믹스테입을 낸 이후로 활동반경이나 행보 등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할 것 같아요.
RM: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저에게 선입견이 없으시더라고요. 어쩌면 저 혼자 방어적으로 나왔던 것 같아요. ‘내가 아이돌 그룹에 있으니 편견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MFBTY와 작업할 때도 그런 게 전혀 없었고 정말 좋았거든요. 진보(Jinbo) 형님과도 작업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이 믹스테입을 내고 제 개인 커리어에 그래도 뭔가 하나 생겼으니까, 저 자신도 프로듀서분들이나 다른 분들을 만났을 때 예전보다는 조금 더 떳떳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여러 분들과 작업하고 싶어요 정말. 당장 말씀은 못 드리지만 제가 피쳐링 작업을 한 게 몇 트랙 있어요. 앞으로는 다른 분들과 작업할 것 같고. 인디 밴드 분들과도 작업하고 싶어요. 물론 구심점은 항상 방탄소년단 앨범에 있어야겠지만, 그러면서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러다 보면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믹스테입을 공개하면 뱀이 허물을 벗듯이 저 스스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준우: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RM: 프로듀서로서도, 보컬로서도 진보 형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크러쉬도 좋아하고, 알앤비 하시는 분들도 되게 좋아하고. 인디에서도 혁오, 우효, 술탄오브더디스코 정말 좋아해요.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멋있게 하시는 분들 정말 많아요. 래퍼 분들도 정말 잘하시는 분들 많으니까, 정말 다양한 분들과 작업하고 싶어요.

박준우: 하고 싶은 것, 방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길게 보는 그림이 있다면.
RM: 한때는 퍼렐을 정말 동경했고, 넵튠즈와 N.E.R.D 음악을 되게 많이 팠어요. 이후에는 드레이크의 영향도 많이 받았고. 각각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정말 멋지잖아요. 그 외에도 하고 싶은 느낌이 정말 많아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고민하는 게 앞으로의 당면 과제인 것 같아요. 저로서의 1단계 정의는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 주력해야 할 무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고 그러다 보니 개성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부족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정리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 박준우